영화 아이리시맨(2019) 시간, 침묵 그리고 외로움
영화 아이리시맨(2019)은 처음 봤을 때 솔직히 말하면 쉽지 않은 영화였네요. 러닝타임은 길고, 사건은 많고, 인물들은 끊임없이 등장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시간이 지나 다시 떠올리면 장면 하나하나가 머릿속에서 천천히 되살아났어요. 이 영화는 보는 순간보다, 보고 난 뒤에 더 오래 남는 영화였네요.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로버트 드 니로, 알 파치노, 조 페시와 함께 만든 이 작품은 단순한 갱스터 영화가 아니었어요. 화려했던 범죄의 시대를 추억하는 영화가 아니라, 그 끝자락에서 남겨진 사람의 얼굴을 오래 응시하는 영화였네요. 그래서인지 이 영화는 관객에게 재미보다는 질문을 던졌고, 속도보다는 시간을 요구했어요. 오늘은 영화 블로거의 시선으로, 아이리시맨이 왜 이렇게 쓸쓸하고, 왜 이렇게 오래 마음에 ..
2026. 1. 10.
영화 L.A. 컨피덴셜(1997) 세 형사, 부패 그리고 느와르
영화 L.A. 컨피덴셜(1997)을 다시 보면서, 이 작품이 왜 시간이 지나도 명작으로 남는지 새삼 느끼게 됐네요. 처음 봤을 때는 복잡한 인물 관계와 사건 전개 때문에 잘 만든 범죄 영화 정도로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다시 보니, 이 영화는 단순한 범죄 스릴러가 아니라 권력, 정의, 욕망이 어떻게 뒤엉켜 도시를 잠식하는지를 굉장히 냉정하게 보여주고 있었어요. 1950년대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하지만, 이야기의 결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더라고요. 겉으로는 반짝이는 할리우드, 하지만 그 이면에는 부패한 경찰 조직과 언론, 정치가 얽혀 있었고, 그 중심에서 각자 다른 정의를 믿는 세 명의 형사가 서로 충돌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범죄를 추적하는 재미보다도,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
2026. 1. 8.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006) 권력, 변화, 선택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006)는 처음 봤을 땐 그냥 화려한 패션 영화처럼 느껴졌어요. 런웨이, 명품, 뉴욕, 냉정한 상사. 그 자체로도 볼거리가 많았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 다시 보니, 이 영화는 패션보다 훨씬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더라고요. 처음 사회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이 겪는 혼란, 성공을 위해 어디까지 감내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 그리고 이게 정말 내가 원하던 삶이 맞나?라는 고민까지. 그래서인지 이 영화는 2006년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검색되고, 회자되고, 공감되는 것 같아요. 저도 다시 보면서 고개를 몇 번이나 끄덕였네요. 이건 그냥 영화가 아니라, 누군가의 과거 직장 이야기 같았어요.미란다 프리슬리라는 이름의 권력미란다 프리슬리는 등장만으로도 공기를 바꿔버리는 인물이죠. ..
2026. 1. 2.
영화 헤어질 결심(2022) 멜로, 사랑은 추적, 감정은 풍경
영화 헤어질 결심(2022)을 보고 나서 한동안 멍해졌어요. 뭔가를 다 이해한 것 같으면서도, 동시에 아무것도 붙잡지 못한 기분이었네요. 이 영화는 분명 사랑 이야기였는데,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멜로 영화와는 전혀 다른 결을 가지고 있었어요. 박찬욱 감독 특유의 긴장감과 미학은 여전했지만, 이번엔 폭력보다 감정이 더 날카로웠어요. 이야기는 형사 해준과 용의자 서래의 관계를 따라가지만, 사실 사건은 중요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이 영화의 중심에는 말하지 못한 감정, 그리고 선택하지 않은 사랑이 남아 있었네요. 그래서인지 영화가 끝난 뒤에도 엔딩 장면이 계속 머릿속에서 반복됐어요. 바다, 안개, 그리고 더 이상 닿을 수 없는 마음까지요.박찬욱 감독의 멜로, 이전과는 달랐네요박찬욱 감독의 영화라고 하면 강렬함..
2025. 12. 30.
영화 로건(2017) 늙은 히어로, 로라 그리고 서부극
처음 로건(2017)을 보고 나왔을 때, 솔직히 말해 마음이 굉장히 무거웠어요. 이게 정말 엑스맨 영화가 맞나? 싶었고, 동시에 이런 영화가 나와도 되는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네요. 보통 슈퍼히어로 영화라면 화려한 액션, 명확한 선악 구도, 그리고 어느 정도의 희망을 남기고 끝나잖아요. 그런데 로건은 시작부터 끝까지 지독하게 현실적이고, 피곤하고, 슬펐어요. 히어로는 늙었고, 세상은 그를 필요로 하지 않으며, 능력은 더 이상 축복이 아니라 저주가 되어 있었어요. 이 영화는 관객에게 친절하지 않아요. 위로도 잘 안 해주고, 대신 이게 끝이야라고 담담하게 말해버리죠. 그래서 더 오래 남았고, 시간이 지나도 계속 생각나게 되는 영화가 된 것 같아요.늙어버린 히어로의 얼굴 - 울버린의 마지막 초상로건에서 가장 인상..
2025. 12. 29.
영화 나 홀로 집에 2(1992) 뉴욕, 성장, 웃음, 감정
솔직히 말하면 나 홀로 집에 2는 굳이 속편이 필요했을까?라는 의심으로 보기 시작했어요. 전편이 워낙 완벽한 크리스마스 영화로 자리 잡았으니까요. 그런데 영화를 다시 보니, 이 질문이 조금 부끄러워졌네요. 집이 아닌 뉴욕 한복판에 혼자 남겨진 아이라는 설정 하나만으로도 이미 이야기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어요. 케빈은 여전히 똑똑했고, 여전히 사고를 치지만, 이번엔 훨씬 자유로워 보였어요. 부모의 통제도, 집이라는 울타리도 없이 혼자 호텔에 체크인하고, 카드로 장난치고, 거리에서 사람들을 만나요. 이건 단순한 코미디가 아니라, 아이의 독립에 대한 판타지처럼 느껴졌어요. 어릴 때 한 번쯤은 꿈꿔봤던 어른 없이 살아보기 말이에요. 그래서인지 웃기면서도 묘하게 설레는 감정이 따라왔네요.뉴욕이라는 거대한 ..
2025. 12. 26.
영화 나 홀로 집에(1990) 자유, 성장, 그리고 가족의 의미
영화 나 홀로 집에(1990)는 이상하게도 계절을 타는 영화였네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TV 편성표 어딘가에서 꼭 마주치게 되고, 리모컨을 들고 있다가도 아, 이 장면 알지 하면서 채널을 멈추게 되는 그런 작품이었어요. 어릴 때는 그냥 웃기기만 한 영화였고, 케빈이 어른들을 골탕 먹이는 장면이 그렇게 통쾌할 수가 없었죠. 그런데 나이가 조금 들고 나서 다시 보니까, 이 영화가 단순한 어린이 코미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웃음 속에 외로움이 있었고, 자유 뒤에는 두려움이 있었네요. 그래서인지 나 홀로 집에는 매번 볼 때마다 감상이 달라지는, 묘하게 사람 마음을 건드리는 영화였어요. 이번에는 영화 블로거의 시선으로, 이 오래된 명작을 조금 느슨하게, 이야기하듯 풀어보려고 해요.아이가 혼자가 되었을 때..
2025. 1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