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69

영화 더 리더(2008) 첫사랑, 침묵 그리고 죄 영화 더 리더(The Reader, 2008)는 처음 볼 때보다 시간이 지나 다시 떠올릴수록 더 무겁게 가슴을 누르는 작품이었어요. 단순히 금지된 사랑 이야기라고 하기엔, 이 영화는 너무 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더라고요. 사랑과 죄책감, 이해와 판단, 그리고 읽지 못했다는 사실 하나가 한 인간의 인생을 어떻게 바꿔놓는지까지요. 영화를 다 보고 나서 한동안 아무 말도 못 하고 앉아 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뭔가 분명 슬픈데, 누가 잘못했다고 단정 짓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용서가 쉽게 되지도 않았어요. 그래서 이 영화는 감상 후에 끝나는 작품이 아니라, 관객의 일상 속에서 계속 따라오는 영화처럼 느껴졌어요.첫사랑의 온도, 그리고 침묵의 시작더 리더의 초반부는 의외로 굉장히 부드럽고 조용했어요. 15살 소년 마이.. 2026. 1. 13.
영화 어느 가족(2018) 가족, 가난 그리고 아이 영화 어느 가족(2018)을 처음 봤을 때는, 솔직히 말하면 감정이 크게 요동치지는 않았어요. 울게 만들지도 않았고, 극적인 장면이 몰아치지도 않았네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시간이 지나면서 자꾸 생각이 났어요. 며칠 뒤, 혼자 밥을 먹다가도 장면 하나가 떠올랐고, 길을 걷다 문득 아이 손을 잡은 어른을 보며 이 영화가 스쳤어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는 늘 그렇듯 조용했어요. 설명하지 않고, 강요하지 않으며, 감정을 밀어붙이지도 않았네요. 대신 그냥 보여줬어요. 그리고 판단은 온전히 관객에게 맡겼죠. 그래서 이 영화는 보는 동안보다, 보고 난 뒤에 더 무거워졌어요. 가족이란 무엇일까? 이 질문이 영화가 끝난 뒤에도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네요.가족은 피로만 만들어지는 걸까어느 가족에서 가장 먼저 마주하.. 2026. 1. 12.
영화 코어(2003) 인간, 재난 그리고 낭만 코어(The Core, 2003)는 개봉 당시에도, 그리고 지금 다시 봐도 참 묘한 영화였어요. 솔직히 말하면 과학적으로 말이 되냐는 질문을 받으면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장면이 한두 개가 아니었네요. 그런데도 이 영화가 왜 아직까지 회자되는지, 다시 보고 나서 조금은 알 것 같았어요. 지구의 핵이 멈추면서 자기장이 붕괴되고, 인류가 멸망 위기에 처한다는 설정. 그리고 그걸 해결하기 위해 지구 중심까지 내려가는 사람들. 지금 기준으로 보면 꽤 과감하고 무모한 상상력이었어요. 하지만 그 무모함이야말로 2000년대 초반 할리우드 재난 영화가 가진 에너지였네요. 이 영화는 완벽해서 기억에 남은 게 아니라, 오히려 허술해서 더 오래 남아 있었던 작품이었어요. 그래서 이번에 영화 블로거의 시선으로 다시 한번 정리해.. 2026. 1. 11.
영화 아이리시맨(2019) 시간, 침묵 그리고 외로움 영화 아이리시맨(2019)은 처음 봤을 때 솔직히 말하면 쉽지 않은 영화였네요. 러닝타임은 길고, 사건은 많고, 인물들은 끊임없이 등장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시간이 지나 다시 떠올리면 장면 하나하나가 머릿속에서 천천히 되살아났어요. 이 영화는 보는 순간보다, 보고 난 뒤에 더 오래 남는 영화였네요.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로버트 드 니로, 알 파치노, 조 페시와 함께 만든 이 작품은 단순한 갱스터 영화가 아니었어요. 화려했던 범죄의 시대를 추억하는 영화가 아니라, 그 끝자락에서 남겨진 사람의 얼굴을 오래 응시하는 영화였네요. 그래서인지 이 영화는 관객에게 재미보다는 질문을 던졌고, 속도보다는 시간을 요구했어요. 오늘은 영화 블로거의 시선으로, 아이리시맨이 왜 이렇게 쓸쓸하고, 왜 이렇게 오래 마음에 .. 2026. 1. 10.
영화 패터슨(2016) 일상, 시 그리고 사랑 영화 패터슨(Paterson, 2016)을 처음 봤을 때 솔직히 말하면 이게 끝인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네요. 큰 사건도 없고, 갈등이 폭발하지도 않고, 눈물 쏙 빼는 장면도 거의 없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간 뒤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게 됐어요. 뭔가 놓치면 안 될 감정이 방금 지나간 것 같았거든요. 짐 자무쉬 감독 특유의 느릿하고 건조한 연출은 이 영화에서도 여전했어요. 하지만 패터슨은 그중에서도 유독 조용하고, 담백하고, 생활에 가까운 영화였네요. 뉴저지의 작은 도시 패터슨에서 버스 운전사로 살아가는 한 남자의 일주일. 이 단순한 설정 하나로 영화는 끝까지 가요. 그런데도 전혀 지루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나 자신의 하루를 계속 떠올리게 만들었죠. 이 영화는 특별해지지 않아도 .. 2026. 1. 9.
영화 L.A. 컨피덴셜(1997) 세 형사, 부패 그리고 느와르 영화 L.A. 컨피덴셜(1997)을 다시 보면서, 이 작품이 왜 시간이 지나도 명작으로 남는지 새삼 느끼게 됐네요. 처음 봤을 때는 복잡한 인물 관계와 사건 전개 때문에 잘 만든 범죄 영화 정도로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다시 보니, 이 영화는 단순한 범죄 스릴러가 아니라 권력, 정의, 욕망이 어떻게 뒤엉켜 도시를 잠식하는지를 굉장히 냉정하게 보여주고 있었어요. 1950년대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하지만, 이야기의 결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더라고요. 겉으로는 반짝이는 할리우드, 하지만 그 이면에는 부패한 경찰 조직과 언론, 정치가 얽혀 있었고, 그 중심에서 각자 다른 정의를 믿는 세 명의 형사가 서로 충돌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범죄를 추적하는 재미보다도,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 2026. 1. 8.
영화 다크 시티(1998) 기억, 정체성, 조작된 세계 영화 다크 시티(1998)는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말해 친절한 영화는 아니었어요. 설명도 적고, 분위기는 끝없이 음울하며, 인물들은 끊임없이 나는 누구인가를 묻고 있죠. 그런데 이상하게도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머릿속에서 오래 맴돌았어요. 이해가 다 되지 않았는데도 말이에요. 이 영화는 SF, 누아르, 철학을 한데 섞은 작품으로, 이후 등장한 수많은 영화들, 특히 매트릭스 계열의 작품들에 큰 영향을 준 숨은 명작이었네요. 시간이 지나 다시 보니, 단순한 SF 스릴러가 아니라 인간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굉장히 대담한 영화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기억은 누구의 것인가다크 시티의 중심에는 기억이라는 키워드가 있어요. 주인공 존 머독은 자신의 기억을 전혀 믿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죠. 내가 기억하는 과.. 2026. 1. 7.
영화 더 포스트(2017) 침묵, 용기, 진실 영화 더 포스트(2017)는 처음 개봉했을 당시에도 꽤 묵직한 작품으로 기억하고 있었어요. 언론, 권력, 진실이라는 단어만 봐도 어깨가 무거워지는 영화였죠. 그런데 다시 보니, 그때와는 전혀 다른 감정으로 다가오더라고요. 요즘처럼 뉴스 하나를 믿기조차 어려운 시대에, 이 영화는 묘하게 지금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이야기는 1970년대 미국, 베트남전의 진실을 담은 펜타곤 페이퍼를 둘러싼 실화에서 출발해요. 워싱턴 포스트가 그 문서를 공개할 것인가, 아니면 침묵할 것인가. 단순한 선택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회사의 존폐와 개인의 인생이 걸린 결정이었죠. 영화를 보면서 나라면 과연 어떤 선택을 했을까라는 질문을 계속하게 됐네요.침묵과 선택 사이에서 - 언론의 책임이라는 질문더 포스트가 가장 강.. 2026. 1. 6.
영화 스포트라이트(2015) 느린 진실, 불편한 권력 영화 스포트라이트(Spotlight, 2015)는 처음 봤을 때 화려하다는 인상은 거의 없었어요. 총격전도 없고, 극적인 반전도 적고, 눈물을 쥐어짜는 장면도 드물었네요. 그런데 이상하게 보고 나서 마음이 오래 무거웠어요. 와, 재밌다 보다는 아 이건 쉽게 잊히면 안 되는 이야기구나라는 감정이 남았어요. 이 영화는 2000년대 초, 보스턴 글로브의 탐사보도팀 스포트라이트가 가톨릭 교회의 성추문을 파헤친 실화를 다뤘어요. 이미 결과를 알고 있는 사건인데도 긴장감이 유지되는 게 참 인상적이었네요. 자극 대신 축적, 분노 대신 기록을 선택한 영화였어요. 그래서인지 이 작품은 볼수록 더 묵직해져요. 단순히 나쁜 사람을 고발했다는 영화가 아니라, 왜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았는가를 끝까지 묻는 영화.. 2026. 1. 5.
영화 록키(1976) 평범함, 리얼리즘 그리고 버텨냄 록키(1976)를 다시 보게 됐어요. 솔직히 말하면, 너무 유명해서 굳이?라는 생각도 조금 있었네요. 이미 수없이 패러디됐고, OST만 들어도 결말이 떠오르는 영화잖아요. 그런데 막상 다시 틀어보니, 이 영화가 왜 반세기 가까이 사랑받는지 몸으로 느껴졌어요. 대단한 기술이나 화려한 액션 때문이 아니었네요. 너무나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였어요. 요즘 영화들은 빠르고, 자극적이고, 친절해요. 그런데 록키는 정반대였어요. 느리고, 투박하고, 불친절하죠. 대신 진짜 사람 냄새가 났어요. 영화를 보면서 저게 왜 이렇게 가슴에 남지?라는 생각을 계속했네요. 그 이유를 하나씩 정리해보고 싶어 졌어요. 이 글에서는 록키(1976)를 단순한 스포츠 영화가 아니라, 한 인간의 존엄과 버텨냄에 대한 이야기로 바라보려고 해요... 2026. 1. 4.
영화 패신저스(2016) 미래, 선택, 질문 영화 패신저스(2016)를 처음 봤을 때는 솔직히 말해서 우주 배경의 로맨스 영화겠지라고 가볍게 생각했어요. 제니퍼 로렌스와 크리스 프랫이라는 조합만 봐도 이미 흥행 공식은 갖춘 듯 보였고요. 그런데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니, 이 작품은 단순한 SF 로맨스가 아니었네요. 오히려 굉장히 불편하고, 동시에 인간적이어서 계속 생각이 나는 영화였어요. 패신저스는 미래 사회, 수천 명의 승객이 냉동 수면 상태로 다른 행성으로 이동하는 우주선에서 시작돼요. 모든 것이 자동화되고, 인간의 개입이 거의 필요 없는 완벽한 시스템이죠. 하지만 단 한 사람의 예기치 못한 각성으로 이 완벽한 미래는 균열을 일으켜요. 이 지점에서 영화는 우리에게 묻기 시작했어요. 만약 당신이라면, 그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라고요.완벽.. 2026. 1. 3.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006) 권력, 변화, 선택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006)는 처음 봤을 땐 그냥 화려한 패션 영화처럼 느껴졌어요. 런웨이, 명품, 뉴욕, 냉정한 상사. 그 자체로도 볼거리가 많았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 다시 보니, 이 영화는 패션보다 훨씬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더라고요. 처음 사회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이 겪는 혼란, 성공을 위해 어디까지 감내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 그리고 이게 정말 내가 원하던 삶이 맞나?라는 고민까지. 그래서인지 이 영화는 2006년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검색되고, 회자되고, 공감되는 것 같아요. 저도 다시 보면서 고개를 몇 번이나 끄덕였네요. 이건 그냥 영화가 아니라, 누군가의 과거 직장 이야기 같았어요.미란다 프리슬리라는 이름의 권력미란다 프리슬리는 등장만으로도 공기를 바꿔버리는 인물이죠. .. 2026. 1. 2.
영화 조조 래빗(2019) 상상 히틀러, 성장 그리고 풍자 영화 조조 래빗(2019)을 처음 봤을 때는 솔직히 이 영화, 생각보다 많이 웃기네?라는 감정이 먼저 들었어요. 나치, 전쟁, 히틀러라는 무거운 소재를 이렇게까지 가볍게 다뤄도 되나 싶을 정도였죠. 그런데 이상하게도 영화가 끝나고 나서 마음에 남은 건 웃음보다도 묘한 먹먹함이었네요.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전쟁은 이렇게 잔인하면서도 순수할 수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 특유의 유머가 분명히 살아 있는데, 그 웃음이 결코 가볍지 않았다는 점이 이 영화를 특별하게 만들었다고 느꼈어요. 웃다가, 웃은 내가 조금 부끄러워지는 경험. 조조 래빗은 그런 영화였네요.상상 친구 히틀러, 아이의 세계로 들어간 풍자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설정은 단연 조조의 상상 속 친구 히틀러였어요. 그것도.. 2025. 12. 31.
영화 헤어질 결심(2022) 멜로, 사랑은 추적, 감정은 풍경 영화 헤어질 결심(2022)을 보고 나서 한동안 멍해졌어요. 뭔가를 다 이해한 것 같으면서도, 동시에 아무것도 붙잡지 못한 기분이었네요. 이 영화는 분명 사랑 이야기였는데,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멜로 영화와는 전혀 다른 결을 가지고 있었어요. 박찬욱 감독 특유의 긴장감과 미학은 여전했지만, 이번엔 폭력보다 감정이 더 날카로웠어요. 이야기는 형사 해준과 용의자 서래의 관계를 따라가지만, 사실 사건은 중요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이 영화의 중심에는 말하지 못한 감정, 그리고 선택하지 않은 사랑이 남아 있었네요. 그래서인지 영화가 끝난 뒤에도 엔딩 장면이 계속 머릿속에서 반복됐어요. 바다, 안개, 그리고 더 이상 닿을 수 없는 마음까지요.박찬욱 감독의 멜로, 이전과는 달랐네요박찬욱 감독의 영화라고 하면 강렬함.. 2025. 12. 30.
영화 로건(2017) 늙은 히어로, 로라 그리고 서부극 처음 로건(2017)을 보고 나왔을 때, 솔직히 말해 마음이 굉장히 무거웠어요. 이게 정말 엑스맨 영화가 맞나? 싶었고, 동시에 이런 영화가 나와도 되는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네요. 보통 슈퍼히어로 영화라면 화려한 액션, 명확한 선악 구도, 그리고 어느 정도의 희망을 남기고 끝나잖아요. 그런데 로건은 시작부터 끝까지 지독하게 현실적이고, 피곤하고, 슬펐어요. 히어로는 늙었고, 세상은 그를 필요로 하지 않으며, 능력은 더 이상 축복이 아니라 저주가 되어 있었어요. 이 영화는 관객에게 친절하지 않아요. 위로도 잘 안 해주고, 대신 이게 끝이야라고 담담하게 말해버리죠. 그래서 더 오래 남았고, 시간이 지나도 계속 생각나게 되는 영화가 된 것 같아요.늙어버린 히어로의 얼굴 - 울버린의 마지막 초상로건에서 가장 인상.. 2025. 12. 29.
영화 나잇 앤 데이(2010) 톰 크루즈의 장르, 현실감 있는 로맨스 영화 나잇 앤 데이(2010)는 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큰 기대 없이 보게 됐어요. 톰 크루즈, 카메론 디아즈라는 이름만으로도 아, 이건 그냥 할리우드식 액션 로맨스겠구나라는 예측이 자연스럽게 들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영화를 보고 나니, 예상보다 훨씬 가볍고, 예상보다 오래 기억에 남는 영화였네요. 이 작품은 깊은 메시지를 던지지도 않고,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하지도 않아요. 대신 영화는 이렇게 즐기면 된다는 태도를 아주 솔직하게 보여줬어요. 그래서인지 부담 없이 웃다가, 액션에 놀라고, 로맨스에 고개를 끄덕이게 됐네요. 나잇 앤 데이는 그렇게 관객의 기대를 교묘하게 비켜가는 영화였어요.톰 크루즈의 얼굴을 한 장르 - 이 영화는 왜 가볍게 설레는가이 영화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단연 톰 크루즈였어.. 2025. 12. 28.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1989) 키팅의 충격, 웰튼의 침묵, 닐의 선택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 1989)를 다시 보면서, 이 영화는 참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 봤을 때는 그저 자유를 말하는 영화 정도로 느껴졌는데, 나이를 조금 더 먹고 다시 보니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더라고요. 이 영화는 단순히 청춘을 찬가처럼 노래하는 작품이 아니라, 어쩌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어른들에 대한 이야기 같았어요. 피터 위어 감독은 굉장히 조용한 방식으로 질문을 던져요. 너는 지금 네 인생을 살고 있느냐라고요. 그리고 그 질문은 1989년에 머무르지 않고, 지금 이 글을 읽는 우리에게까지 흘러와요. 그래서인지 이 영화는 세월이 흘러도 고전이 아니라 현재진행형 영화처럼 느껴졌네요.키팅 선생의 첫 수업이 남긴 충격로빈 윌리엄스가 연기한 존 키팅 .. 2025. 12. 27.
영화 나 홀로 집에 2(1992) 뉴욕, 성장, 웃음, 감정 솔직히 말하면 나 홀로 집에 2는 굳이 속편이 필요했을까?라는 의심으로 보기 시작했어요. 전편이 워낙 완벽한 크리스마스 영화로 자리 잡았으니까요. 그런데 영화를 다시 보니, 이 질문이 조금 부끄러워졌네요. 집이 아닌 뉴욕 한복판에 혼자 남겨진 아이라는 설정 하나만으로도 이미 이야기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어요. 케빈은 여전히 똑똑했고, 여전히 사고를 치지만, 이번엔 훨씬 자유로워 보였어요. 부모의 통제도, 집이라는 울타리도 없이 혼자 호텔에 체크인하고, 카드로 장난치고, 거리에서 사람들을 만나요. 이건 단순한 코미디가 아니라, 아이의 독립에 대한 판타지처럼 느껴졌어요. 어릴 때 한 번쯤은 꿈꿔봤던 어른 없이 살아보기 말이에요. 그래서인지 웃기면서도 묘하게 설레는 감정이 따라왔네요.뉴욕이라는 거대한 .. 2025. 12. 26.
영화 나 홀로 집에(1990) 자유, 성장, 그리고 가족의 의미 영화 나 홀로 집에(1990)는 이상하게도 계절을 타는 영화였네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TV 편성표 어딘가에서 꼭 마주치게 되고, 리모컨을 들고 있다가도 아, 이 장면 알지 하면서 채널을 멈추게 되는 그런 작품이었어요. 어릴 때는 그냥 웃기기만 한 영화였고, 케빈이 어른들을 골탕 먹이는 장면이 그렇게 통쾌할 수가 없었죠. 그런데 나이가 조금 들고 나서 다시 보니까, 이 영화가 단순한 어린이 코미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웃음 속에 외로움이 있었고, 자유 뒤에는 두려움이 있었네요. 그래서인지 나 홀로 집에는 매번 볼 때마다 감상이 달라지는, 묘하게 사람 마음을 건드리는 영화였어요. 이번에는 영화 블로거의 시선으로, 이 오래된 명작을 조금 느슨하게, 이야기하듯 풀어보려고 해요.아이가 혼자가 되었을 때.. 2025. 12. 24.
영화 아바타: 물의 길(2022) 가족, 진화, 그리고 바다 솔직히 말하면 아바타: 물의 길을 보기 전까지 반신반의했어요. 1편이 개봉한 게 무려 2009년이었고, 그 사이 영화 기술도 관객의 눈높이도 엄청나게 달라졌잖아요. 과연 지금 다시 아바타가 통할까?라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었네요. 그런데 극장 불이 꺼지고, 화면에 판도라의 바다가 펼쳐지는 순간, 그런 걱정은 좀 무색해졌어요. 이야기가 새롭다기보다는, 경험 자체가 다르다는 느낌이 강했어요. 이 영화는 줄거리를 따라가는 영화라기보다는, 3시간 동안 어떤 세계에 잠수했다가 나오는 영화에 가까웠네요.시각적 진화의 끝판왕 - 바다는 어떻게 감정이 되었나이 영화에서 가장 먼저 말하지 않을 수 없는 건 역시 비주얼이에요. 제임스 카메론은 여전히 집요했고, 여전히 고집스러웠어요. 특히 바다 표현은 정말 이건 영화관에.. 2025. 12.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