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존 윅(2014)을 처음 봤을 때, 솔직히 또 액션 영화 하나 나왔구나 정도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영화를 보는 순간, 완전히 다른 감정이 밀려왔네요. 이건 그냥 총을 많이 쏘는 영화가 아니었어요. 잃어버린 사랑, 비어버린 일상, 마지막 남은 온기를 앗아간 순간의 폭발 같은 감정 그런 것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면서 왜 모두가 존 윅을 전설이라고 부르는지 바로 이해가 됐어요. 특히 키아누 리브스가 연기한 존 윅은 액션보다는 감정의 결핍과 슬픔의 농도에서 더 큰 힘을 보여줬어요. 총을 들기 전부터 이미 상처투성이였고, 그 상처가 복수라는 이름으로 다시 깨어난 느낌이랄까요. 그래서인지 이 영화는 단순한 복수극을 넘어, 사람이 얼마나 깊이 사랑하고,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이야기처럼 다가왔어요. 오늘은 영화 블로거의 관점에서, 존 윅이 왜 전 세계 액션 팬들에게 충격과 열광을 동시에 남겼는지 깊이 이야기해 볼게요.
평범한 일상을 빼앗겼을 때, 한 남자가 선택한 복수
존 윅의 첫 장면을 보면, 이 사람은 그저 평범하게 사랑하는 아내와 조용히 살고 싶은 사람이었어요. 은퇴한 청부살인업자였다고 해도, 그에게는 평범함이라는 꿈이 남아 있었고, 그걸 지키려고 애써왔다는 게 느껴졌어요. 그런데 그의 아내가 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그 빈자리가 유일하게 남은 강아지 한 마리로 겨우 채워졌죠. 하지만 그 강아지마저 잔인하게 빼앗겼을 때, 존 윅의 세계는 완전히 무너져버렸어요. 저는 이 장면이 너무 잔혹하게 느껴졌지만, 동시에 이해됐어요. 그 강아지는 단순한 반려동물이 아니라 아내가 마지막으로 남긴 의미였거든요. 그래서 존 윅의 폭발적인 복수는, 잔혹함의 문제가 아니라 사랑이 사라진 자리를 감당하는 방식이었어요. 아 이 사람은 이제 돌아갈 곳이 없구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묘하게 먹먹해지더라고요.
존 윅이라는 이름이 만들어낸 액션의 새로운 미학
이 영화의 액션은 정말 독보적이었어요. 지금은 너무 유명해져서 흔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2014년에 처음 등장했을 때는 대체 이게 뭐지? 싶을 정도로 신선했어요. 건푸(총격+무술), 롱테이크 액션, 동작의 현실성, 몸을 움직이는 리듬까지 정말 모든 장면이 이게 사람이 할 수 있는 동작인가? 싶을 정도로 매끄럽고 정확했네요. 특히 총을 쏘는 방식이 단순히 화려한 쇼가 아니라 실전 기반이라는 게 느껴졌어요. 총성과 동작이 주는 리듬, 타격감, 무게감이 너무 현실적이라 보는 내내 절로 숨을 멈추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색감도 독특했어요. 푸른빛이 감도는 화면, 네온 조명이 스며든 클럽 장면, 어둠 속에서 번지는 빛들 이런 스타일이 이후 수많은 액션 영화와 게임에 그대로 영향을 줬다는 게 느껴질 정도였어요. 사실 이 영화를 좋아하게 된 건 멋있어서가 아니라, 액션 자체에 감정이 들어 있다는 느낌 때문이었어요. 존 윅의 움직임에는 슬픔이 있었고, 그 슬픔이 다시 분노로 이어지는 감정의 흐름이 액션 속에도 묻어나더라고요.
총성과 슬픔이 뒤섞인 세계관 - 존 윅 유니버스의 매력
존 윅이 단순한 액션 영화로 끝나지 않은 이유는 세계관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컨티넨털 호텔, 골드 코인, 암살자 길드, 예절을 철저히 지키는 룰이 모든 설정이 너무 신비로우면서도 묘하게 현실성이 있었어요. 이 세계에서는 폭력이 일상이고, 사람을 죽이는 일조차 하나의 규칙과 예의 속에서 이루어져요. 그런데 그 세계를 움직이는 인물들조차 존 윅이라는 이름 앞에서 긴장하고 두려워하죠. 그는 바바 야가가 아니다. 바바 야가를 죽이는 남자다. 이 대사만으로도 존 윅의 존재가 얼마나 압도적인지 바로 느껴졌어요. 그리고 이런 세계관 속에서도 존 윅은 여전히 외로워 보여요. 사랑하는 사람도, 돌아갈 집도 없어져버렸고, 남은 건 과거와 폭력뿐이죠. 그래서인지 그의 전투는 승리를 위한 싸움이라기보다, 스스로를 조금씩 지워가는 과정처럼 느껴졌어요. 이게 존 윅을 더 비극적이고, 더 인간적인 캐릭터로 보이게 만들었어요.
마치며,
존 윅(2014)은 단순한 액션 영화가 아니라, 잃어버린 사랑을 다시 붙잡지 못한 한 남자가 감정의 끝까지 밀려난 이야기에 가까웠어요. 총성이 울려 퍼지는 순간에도 슬픔이 묻어 있고, 폭력적인 장면 속에서도 왜 이렇게까지 해야 했을까 하는 감정이 남더라고요. 그래서 이 영화는 화려하면서도 쓸쓸하고, 잔혹하면서도 이상하게 따뜻한 영화였어요. 영화가 끝났을 때 저는 이렇게 생각했어요. 존 윅은 복수하러 온 게 아니라 마지막으로 살아보려고 한 거구나. 그 감정이 이 영화를 오래도록 떠올리게 만드는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